[7인 7색] ‘감옥’하면 어떤 것이 생각나시나요?

[7인 7색] ‘감옥’하면 어떤 것이 생각나시나요?

10557267_773826889345070_7328190200719295650_n

[모니카 와인 감성에세이]

‘감옥’하면 어떤 것이 생각나시나요?

무시무시한 철창? 뭐랄까 잔뜩 험악한 표정을 한 죄수들?

전 얼마 전에 유쾌한 모임에서 친구들과 가볍게 한 잔 했던 와인 덕분에 감옥에 대한 유머러스한 이미지(?)를 갖게 되었어요. 그 와인은 바로 The Big House의 The Birdman Pinot Grigio, 2012이랍니다.

The Big House 와인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3대 와인 회사 중 하나인 The Wine Group의 브랜드로, 미국 신대륙의 와인 스타일과 지중해의 포도품종을 결합해 ‘반항적인’ 와인을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에요. 또한 와인 애호가들을 기존에 규칙에 얽매어있던 것에서부터 탈출시키고 매일 마셔도 ‘범죄가 될 만큼 유쾌하고 즐거운’ 와인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그 철학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범죄가 될 만큼 반항적이고 유쾌한’ 와인들을 나타내기 위해 The Big House 시리즈의 와인 라벨에는 모두 ‘감옥’을 모티브로 한 정말이지 재미있고 위트 있는 일러스트레이션들이 그려져 있답니다.

와인의 이름 또한 어찌나 재미있는지요.

The Great Escape 위대한 탈출

Usual Suspect 유주얼 서스펙트

그리고, 제가 마셨던 The Birdman 새(鳥)인간

혹시 위의 세가지 이름에서 떠오르는 것이 없으신가요?
맞아요. 바로 ‘죄수’이지요. 더 그레이트 이스케이프도, 유주얼 서스펙트도 모두 범죄자, 죄수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랍니다.

그렇다면 제가 마셨던 The Birdman은? 혹시 알카트라즈의 새 인간(The Birdman of Alcatraz)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어요. 바로 ‘로버트 스트라우드’라는 유명한 미국 죄수의 별명인데요.

로버트 스트라우드가 살인죄로 수감돼 무려 54년을 보냈던 형무소는 바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알카트라즈 섬(Alcatraz Island)에 위치해있었답니다. 그곳은 바닷새가 서식하고 아주 약간의 채소만이 자라는 극도로 열악한 환경이라 악명이 굉장히 높았다고 하는데요.

로버트 스트라우드는 이 곳에 수감된 54년 수감되어 있으면서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교도소 주변에 있는 새를 독학으로 연구하기 시작해 전문 학자를 능가하는 조류학자가 되어 업적을 이뤘다고 해요. 처음에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카나리아를 기르기 시작했는데 이후 여러 마리의 새를 키우며 새들이 병이 났을 때나 죽음의 과정들을 지켜보며 새들의 생태를 연구하고 실질적으로 눈문까지 작성하게 되구요. 결국에는 조류학의 전문가로까지 인정받게 된 것이지요.

이 와인의 The Birdman이란 이름 또한 ‘알카트라즈의 새 인간’에서 따온 이름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와인 라벨에는 귀엽게 생긴 새들이 쪼로록 교도소 위에 앉아있거든요.

제가 마셨던 The Birdman Pinot Grigio 와인은 유쾌한 자리에 가져가면 딱 좋을 만한 와인이었답니다. 하지만 라벨은 유머러스하고 가볍더라도 와인의 맛까지 가볍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에요. 밍숭맹숭하고 맛과 향이 약한 피노 그리지오가 아니라, 시원하게 칠링해서 마시면 굉장히 구조감 좋고 산뜻하게 마실 수 있는, 특히나 음식과 함께라면 더욱 빛을 발하는 그런 피노 그리지오였으니까요.

피노 그리지오는 프랑스의 ‘피노 그리’와 같은 품종이지만 이탈리아의 품종이죠. 신대륙인 미국에서 이탈리아의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었다니, 어떤 맛일까 기대가 되었습니다. 열대과일향과 살구와 복숭아 향이 코 끝을 스치고, 깔끔한 피니쉬와 상큼한 산도가 인상적입니다. 입안 가득 풍겨지는 섬세한 과실향은 흡사 신대륙의 오크처리를 하지 않은 샤르도네 같은 우아한 느낌이었어요. 13.5%라는 꽤나 높은 알코올 도수도 가지고 있답니다.

이렇게 와인 브랜드와 이름에서 어떤 철학과 스토리를 넣은 와인들은 언제나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즐거운 모임에서의 이야깃거리도 되구요. 다음 번엔 ‘유주얼 서스펙트’ 와인에 도전해보려구요.

이번 한 주.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탈옥자’처럼 과감히 탈출해볼 수 있는

유쾌하고 ‘반항적인’ 한 주 만들어보시는건 어떨까요?

댓글 남기기

X